한국에서 미대를 나와서 웹디자이너로 있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토스? 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 intuit 의 product designer 가 된 사촌동생이 쓴 책.
오히려 친척이라 그런가 어릴때 보다는 다소 소원해진 사이에 사촌동생은 다양하고 귀한 경험들, 미국에서의 학업, 끝없는 노력으로 매우 큰 사람이 되어있었다.
저년차 개발자 시절의 나였으면 읽어도 뭔소리 하는건지 전혀 맥락조차 짚지 못했을 대목이 많았고,
그나마 3년전 기획팀에 잠깐 있을때 product 기획/디자인 흉내(?)를 내본적이 있어서 그런지 나름 공감되는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나도 쨌든 한국에서 product을 하는 사람이고 SW엔지니어/아키텍처로서 직군간 협업을 리딩하는 사람이니 공감이 공감으로 끝났기보다는 현상을 다른 직군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한층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였다.
또한 기술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서만 하루 중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Product 이란 결국 사용자 중심-User Friendly 정신을 달성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점 또한 되짚어 볼 수 있었다.
팀내 디자이너 몇몇 에게 라면받침으로 쓰라고 쑥쓰럽게(?) 책을 나눠주고 나니 나름 기분이 좋아진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디자인이라 함은 단순히 예쁘고 보기좋은 즉, 심미성이 좋은 디자인을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도 많다.
하지만 작가는 사용자의 존재를 자각하고 만나기 시작하면서 더는 예쁜 디자인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사용자들의 불편을 개선하는 디자인을 선보일 때마다 반응을 살피면서 디자인이 가진 심미성 이상의 역할을 고찰하게 되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의 일이란?
-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당면한 문제를 파악하는 일
-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는 일
- 수많은 해결책 중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가짓수를 좁혀나가고 검증해 나가는 일
-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이익과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을 하는 일
좋아하던 일이 ‘을이 하는 일이 되다’
수능점수에 맞추어 입학했던 대학시절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와 사회 첫경험을 통해 경험한 스타트업 회사, 프리랜서 디자인 사업 등을 통한 작가의 좌충우돌 실패기.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겨우 1~2초에 불과한 사용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엄청난 고민과 실패와 재시도를 겪는 영화에서의 ‘비하인드 신’ 과 같다.
한국에서의 디자이너로서의 삶은 여러 모로 고되었다.
인간은 ‘다름’을 받아들일 때 성숙한다.
까짓거 내가 못할게 뭐가있겠어? 나를 가장 잘 어필할 사람은 바로 나.
카네기멜론으로 떠나다
카네기 멜론 커리큘럼에서 다수의 과제를 수행하며 사용자 경험에 주목하자 보이기 시작한 것들과 느낀점에 대한 소회
만드는 입장에서 당연한 것들은 처음 플레이를 하는 사용자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예쁜 노트를 디자인할 것이 아니라 노트를 디자인 해야 한다.
쓰는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되어야지 나를 만족시키는 디자인을 하면 안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되다
혁신은 문제를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문제를 발견 하려면 깊게 관찰하고, 이 문제가 왜 생겼는지 깊이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어떤 프로젝트에 임하든지 본격적인 기획을 시작하기 전 시행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바로 문제 정의 시나리오 (Problem statement)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사용자가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사용자의 입장에서 작성하는 일종의 문제 진술서이다.
(사용자의 상황, 목표, 그 목표를 가로막는 문제, 문제가 초래된 이유, 그 문제로 인한 사용자의 감정)
잘 쓰인 문제 정의 시나리오는 각 문제에 대응하는 알맞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아인슈타인은 “만약 내게 세상을 구할 시간이 단 한시간 밖에 없다면 55분을 문제를 정의하는데 쓰고 나머지 5분은 해결책을 찾는데 쓸 것이다” 라고 했다.
이 “왜”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
디자이너는 이 사용자 공감을 위해 수없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들을 관찰하며 페인 포인트가 어디인지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사용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사용자가 겪는 문제의 원인을 밝히는 데에도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디자이너라면 다른 모두가 비즈니스 목표나 기술적인 한계에 집중할 때, 더욱 사용자의 편에서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사용자 범위를 좁히기 - ‘그럴 것 같은 것’ 에 속아선 안된다
사용자 공감에서 출발하여 만족할 만한 문제 정의 시나리오를 도출 했다면, 디자인 업무를 중심으로 사용자 그룹을 좀더 구체적으로 정의해보아야 한다.
페르소나 작성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바로 타깃 사용자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주의해야 한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타깃 사용자 층으로 선정하게 되면 이 인물의 동기, 목표, 페인포인트 보다는 프로필 상 드러나는 사항에만 집중하게 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단순한 페르소나는 이에 이에 대응하지 않는 사용자 집단을 소외 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페르소나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금 더 추상적이고 넓게 접근하는 아키타입을 고려해야 한다.
아키타입은 타깃 사용자 그룹의 프로필에 집중한 페르소나와는 달리, 사용자 그룹 집단의 행동양식이나 패턴에 더 집중한다.
예를들어 작가의 프로덕트 중 하나이인 울혈성 심부전증 환자용 앱에 대한 아키타입은 아래와 같이 구분 지어질 수 있다.
(다귀찮아요 타입, 더 알고 싶어요 타입, 글로만 배웠어요 타입, 다 준비 되었어요 타입)
이렇게 사용자 그룹을 패턴으로 정리 해두면 어떤 그룹에 우선순위를 둘지 전략적으로 결정할 수 있고, 혹시나 타깃 사용자 집단이 변경되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디자인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런 페르소나와 아키타입을 함께 작성하여 사용자 그룹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내린다면 이후 모든 과정에서 누구를 위해 디자인하고 있는지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 - 사용자 여정 지도
아키타입이 나왔고 집중할 타깃이 선정되었다면 사용자 여정지도 (user journey map)을 만든다.
문제를 불러오는 현재 상황에 대한 검토를 하기 위해 e2e 경험을 분석한다.
즉,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기 전 필요를 느끼는 부분부터 제품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까지를 과정별로 하나하나 모은 후 수집한 내용을 토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 해석해 보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 여정을 보여주는 스토리 보드를 만들 수 있다.
또는 벤치마킹을 통해 다채로운 방법으로 사용자의 불편사항에 접근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도 있다.
사용자 여정지도는 간략하게 페르소나 명, 사용자 프로파일, 사용자 특징정의, 사용자의 목표 를 기술하고
시작부터 종료까지의 행동 패턴들을 논리적 흐름대로 연결 시킨 후, 각 스탭 마다의 예상 페인포인트를 매핑 시키며 감정 곡선역시 하단에 매칭 시켜서 그린다.
시안 만들기
리서치를 마치면 제품에 대한 방향도 확실해지고 문제를 해결할 여러 아이디어가 생기기 마련이다.
일단 생각나는대로 아이디어를 모두 전개하고 스케치를 해본다. 종이 시안도 괜찮고 아이디어의 개념만 담고 있는 간단한 버전이어도 된다.
해결책을 디자인할때 주의할 점은 아이디어들이 단순히 몇장의 시안에 정적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접속하는 시점에서 출발해 서비스를 종료하기가지의 흐름위에서 유저의 e2e 경험을 총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사용자는 디자인을 통해 일방향으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때문이다.
- 정보 설계
- 제품의 구조 설계
- 어떤 정보들을 서로 묶고 분류할지, 어떤 계층 구조로 정보를 나열할지에 대해 크게 고민
- 와이어프레이밍
- 한 스크린의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현재 페이지에서 보이는 버튼을 누르면 어떤 페이지로 이동하고 어떤 논리로 다음 페이지에 도달하는지 등 사용자가 제품을 쓰는 흐름을 최소한의 비주얼 요소로 보여줌
일단 만들어보기 - 빠른 실패와 빠른 반영
제작자의 눈에는 당연해 보이는 요소가 실제로 제품을 쓰는 사용자에게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이때 필요한것이 프로토타입이다.
프로토타입 역시 clickable 한 반응형이 아니어도 되며 종이를 연결지어 붙인 버전의 프로토타입 역시 유용하다
프로토타입을 통한 유저 테스트 과정을 면밀히 관찰한 후 유저가 어떤 부분에서 망설이는지? 어떤 질문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까지 모두 노트하고 재빨리 문제를 보완하여 다른 버전의 프로토타입을 내놓는다. 사용자의 반응을 다시 관찰한다.
이런 식으로 최소한의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만들고 테스트하여 적은 비용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식을 래피드 프로토타이핑 이라 한다.
실패는 물론 위험이 따르고 두려울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라도 실패는 빨리 하는것이 중요하다.
먼저 아이디어를 던져보고 실패 한 후 그 실패에서 배운 점을 반영하여 해결책의 방향을 재설정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프로토타입은 굳이 스크린 위에 tool 을 통해 작성된 파일이 아니더라도 벽면에 붙여둔 큰 종이 프린트물의 연결이 더 좋을 수 도 있다.
여하튼 프로토타입을 통해 사용자 테스트로 디자인이 검증되고 난 후에야 제품 제작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각각의 사용자 테스트 결과는 우리의 디자인이 사용자에 근거한 논리를 획득할 수 있도록한다.
검증에 실패할 수도 있다. 실패는 프로토타입을 발전시킬 가장 확실한 원동력이므로 실패는 오히려 환영이다.
구글의 유명 디자이너 (구글 글래스, 무인 운전차) 톰 치는 Doing is the best type of thinking 이라 하였다.
디자이너의 특성상 결과만 가지고 디자이너의 역량을 평가하는 경향도 있는 것이 사실이며
디자이너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디자인을 예쁘게 만들어내는 능력에 관심을 더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UX,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면 문제에 대한 이해,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 능력에 주요 포커스를 맞추어야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중에 디자이너는 무엇을 고민했으며, 그 고민 끝에 어떠한 결정을 내렸고,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무엇을 포기했으며, 어떤 순간에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는지, 실패했다면 무엇을 배웠으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이 모든 과정의 연결이 해당 디자이너의 스토리이며, 이 스토리가 그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다.
함께 일하기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사실 굉장히 넓은 범위의 영역을 커버한다.
실제로 수많은 직종의 전문가가 프로덕트 디자인 영역에 연계되어 일한다.
- UX리서처, 리쿠르터 - 리서ㅣ를 위해 사용자를 불러모으고 리서치를 진행
- UX디자이너 - 사용자의 흐름을 파악하고 와이어프레임을 만들어 냄
- 서비스 디자이너 - 제품의 표면적인 경험과 그속에 감춰진 시스템과의 연결성을 디자인
- UI 디자이너 - 제품의 인터페이스를 담당
- 인터랙션 디자이너 - 사용자와 제품의 상호작용을 디자인
- 비주얼 디자이너 - 제품의 시각적인 부분을 담당
- 콘텐츠 디자이너, UX라이터 - 글로써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안내
- 프로덕트 일러스트레이터 - 제품에 쓰일 일러스트레이션을 제작
- 모션 디자이너 - 제품의 애니메이션을 제작
- 디자인 테크놀로지스트 - 디자인 제작부터 제품 실제 개발의 연결다리 연할
- 디자인 프로그램 매니저 - 복잡한 디자인 과정을 관리하고 프로젝트가 온전히 완료될 수 있게 이끌어 줌
사실 실제 회사에서는 모든 디자인 직군마다 다뽑지는 않지만, 바로 프로덕트 디자이너란 이렇게 다양하고 깊이가 있는 전문 분야를 포괄하는 영역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란 문제를 발견하는데서 출발하여 디자인 과정 전체를 주도하며 나아가 제품 개발 전략에게도 깊게 개입한다.
따라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활약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
비즈니스 전략의 많은 부분을 기획자가 한다고 생각하지만, 디자이너는 제품에 대한 이해와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주체가 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디자인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혼자 하는 것은 그냥 한 점에 불과하다.
수많은 다른 점들과 함께 일할때야 결국 선 하나를 그을 수 있다.
이때 디자이너로서의 가장 빛나는 역할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소통이다.
디자이너는 공감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군의 목표와 관점을 이해하며 소통해야 한다.
디자이너와 사용자 모두가 행복한 디자인
삶이 행복하지 않은데 일이 행복할 수는 없다.
유명 도서 에센셜리즘 - 내가 나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더니 다른 이들이 내 우선순위를 가져갔다.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바로 나다. No 를 외칠 줄 알아야 한다.
적재적소에서 자신있게 “No”를 외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가 높은 일일수록, 제한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는 일일 수록, 저비용 대비 큰 임팩트가 있는 일일 수록 우선순위를 당겨야 하며 조금 뒤로 미룰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판단도 내려야 한다.
이 우선순위에 기반하여 낮은 우선순위의 일은 거절하는 트레이드 오프 형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능력보다 많은 일을 떠맡은 결과로 내 개인시간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회사 일과 트레이드 오프하게 된다면 결국 나는 사랑하는 이와 내 소중한 시간을 낮은 우선순위에 두고 이들에게 No를 외치게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지만 적어도 내가 무엇을 트레이드 오프하고 있는지 인지하고 장기적으로 yes와 no의 밸런스를 맞춰야한다.
다양성을 존중함으로써 사회는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내가 남들의 다름을 포용하는 사회에서 남들도 나의 다름을 포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모두가 더 당당해지고 자유로워 진다.
인터뷰
회의가 잦다면 가능한 주제를 그룹화하여 일의 흐름을 만들어내려 노력
디자이너일수록 사업적 니즈나 제품 요청보다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핵심가치에 집중
무엇보다도 정신 건강에 집중하라. 행복하지 않는다면 번아웃이 오기마련이다.
주변사람들을 아끼고 아껴야할 대상에는 본인 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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